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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2017. 1. 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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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경] 시의 문장들

108개의 시의 문장을 모아놓은 시의 문장들.

약간 책표지는 80년대 느낌이 물씬?

이 책에서는 시의 전체가 아닌, 시의 일부분 다시 말해 작가가 감명 깊었던 구절과 간단한 설명을 적어 놓고 있다.

물론 그 한구절로 이해가 되거나, 내가 기존부터 알고 있어서 이해가 되는 구절이 있는가 하면,

사실 전혀 접해보지 못해서 이해가 가지 않는 구절도 간간히 나온다.

 물론 부지런하면 각각의 시를 다 찾아 읽겠지만, 내 성격상 그렇게 하지도 않을 것 같다 ㅎ

  작가에게도 감명 깊었겟겠지만, 나에게도 인상깊었던 구절은

 이렇게 살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수도 없을 때 서른살은 온다. 

삼십세


- 최승자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
시큰거리는 치통 같은 흰 손수건을 내저으며
놀라 부릎뜬 흰자위로 애원하며.

내 꿈은 말이야, 위장에서 암 세포가 싹 트고
장가가는 거야, 간장에서 독이 반짝 눈뜬다.
두 눈구멍에 죽음의 붉은 신호등이 켜지고
피는 젤리 손톱은 톱밥 머리칼은 철사
끝없는 광물질의 안개를 뚫고
몸뚱아리 없는 그림자가 나아가고
이제 새로 꿀 꿈이 없는 새들은
추억의 골고다로 날아가 뼈를 묻고
흰 손수건이 떨어뜨려지고
부릎뜬 흰자위가 감긴다.

오 행복행복행복한 항복
기쁘다 우리 철판깔았네


<최승자, 이 시대의 사랑, 문학과지성시인선16, 1989>

엄청 귀차니스트인 내가 저 시의 원문까지 찾아보게 만든걸 보면..

 

 이 외에도 읽다가 감동 받은 구절들이 참 많았다.

확실히 시인이라는 직업은 언어의 마술사라고 해야하나, 짦은 문장에 깊은 울림을 남긴다.

 아마 작가뿐만 아니라 나도 그렇겠지만, 전체 시는 기억이 나지 않아도, 몇몇 구절은 잊혀지지 않는다던지,

그런 경험이 있지 않을까?

 이 책의 부제처럼

굳어버린 마음을 말랑하게 하는 새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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