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파업 관련 정리

최근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삼성전자 노조 파업 정리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해 11월 공동교섭단을 구성해 3개월여 동안 사측과 임금 협상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노사 입장이 좁아지지 않아 노조는 지난달 19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노위 조정을 신청했습니다. 삼전 노조는 오는 4월 23일 집회를 열고, 5월 총파업까지 성과급 정상화와 정당한 보상 체계 실현을 요구하며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합니다. 중노위는 지난 3일 2차 조정회의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자 노조는 공동교섭단을 공동투쟁본부로 전환하고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 나서는 등 쟁의권 확보에 돌입했는데요.


어제 정부의 중재안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과 ‘성과급 상한선(연봉 50%) 폐지 제도화’를 고집하면서 최종 결렬되었습니다. 사측은 이미 국내 1위 달성 시 영업이익 10%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보상안과 경제적 부가가치(EVA)의 20%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고 제안했습니다. 지난해 삼성전자 연구개발(R&D) 비용 37조원에 버금가는 30조원에 달할 만큼 파격적인데요.

그런데도 노조는 기존 요구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예상치 300조원을 기준으로 할 때 45조원, 직원 1인당 평균 7억원을 성과급을 고정적으로 달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삼성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산업계 전반으로 ‘성과급 갈등’이 번질 가능성이 있는데요. 이미 현대차·기아·LG유플러스 노조가 30%, 카카오 노조가 15%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선 상황입니다. 사실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이 한국 산업 전체 노조의 스탠다드가 된다는 것이죠.

하지만 영업이익 15%를 일률적으로 나눠달라는 건 성과보상에 관한 어떠한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무리한 요구 사항입니다. 미국 빅테크(거대기술기업)와 반도체 기업들은 개인 성과를 엄격히 차등 평가해 주식과 옵션으로 보상하고 있습니다. 사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다들 노조가 없습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제조업으로 봐야할지 테크기업으로 봐야할지도 어려운 부분입니다.

다만 이 파업이 진행될 경우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됩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40조원 넘게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기본적으로 파업은 고객사(소비자)와의 신뢰를 해치는 행위입니다. 고객사 피해와 주문 이탈로 경쟁국·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미 중국과 미국의 업체들은 이번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국내 반도체 업계의 국가 경쟁력 손실은 불가피합니다. 거기다가 2024년 기준 삼성전자의 1차 협력사는 1061개, 2·3차 협력사는 693개나 된다고 하는데요.  

특히 자동차와 달리 24시간 돌아가는 반도체의 경우 한번 파업으로 라인이 멈추면 최소 3주는 걸려야 다시 공정을 돌릴 수 있습니다. 그 사이 오염된 웨이퍼는 다버려야 하는 것은 덤이구요. 

전문가들은 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반도체의 경우 다른 제조업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합니다. 노조의 욕심에 30조가 넘는 비용이 손실되는 것이죠.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가 투입돼 표면을 깎고 특수 용액을 입히고 회로를 새기는 복잡한 과정이 쉴 새 없이 진행되는데, 잠시라도 멈추면 공정에 투입된 웨이퍼를 모두 폐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웨이퍼 1장으로 D램 1800개 정도 만들 수 있는데 장당 가격은 3300~3500달러 수준입니다. 라인이 멈추면 일반 D램 공정은 3~4개월 치, HBM은 7개월 치 웨이퍼가 폐기 대상이 됩니다.

그러다 보니 일부에선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사용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긴급조정권?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76조에 규정된 제도인데요. 파업 등 쟁의행위가 국민 생활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가 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만약 고용부 장관이 긴급조정을 결정하면 이를 공표하는 동시에 중앙노동위원회와 노사 양측에 통보하게 됩니다. 긴급조정이 발동되면 즉시 최대 30일 동안 쟁의행위가 중단되고 중노위가 조정·중재 절차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중노위는 조정 성립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공익위원 의견을 거쳐 사건을 강제 중재 절차에 회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중재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쟁의행위는 제한되는데요. 업계에서는 이번 삼성전자 노조 파업 규모와 산업적 특수성을 고려할 때 긴급조정권 발동 요건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긴급조정권이 실제 발동된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국내에서 1969년 대한조선공사 파업, 1993년 현대자동차 파업, 2005년 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 조종사 파업 등 네 차례뿐인데요.


이번 삼성전자건은 1993년 현대자동차 사례와 유사한데요. 비슷한 제조업 분야 대표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정부는 자동차·조선 생산 차질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긴급조정권을 발동했습니다. 이번 삼성전자 건도 협의되지 않는다면 유샇나 사유로 반도체로 인한 국가경제 파장 우려로 긴급조정권을 사용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요.

다만 이렇게 되면 정말 거스를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는 것입니다. 삼성전자 노조가 욕심을 줄이고 타협에 임했으면 좋겠네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파업은 삼성이 쌓아온 신뢰를 무너뜨리고, 추격해 오는 중국 업체를 돕는 매국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HP와 델 등 미 컴퓨터 제조사들은 D램 부족 상황이 장기간 지속하자 중국의 창신메모리(CXMT) 제품 검증에 착수했는데, 파업으로 삼성전자 메모리가 부족해지면 어쩔 수 없이 중국 업체를 사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국가 경제의 잠재 성장 동력을 훼손하는 영구적 손실로 고착화될 수 있는 문제가 되는데요.

향후 전망

개인적으로는 국내의 엔지니어에 대한 처우는 정말 안좋은 상황이라 모두들 의대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는 의대 공화국인 상황이죠. 하지만 내수 산업인 의료보다는 수출 산업인 엔지니어가 한국처럼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는 인재들이 수출 산업을 바라봐야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국내의 경직된 노동구조는 이미 많은 리스크를 지니고 있습니다.

실제로 기아 노조는 AI와 로봇 도입 시에도 인위적인 감원을 금지하는 ‘총고용 보장’ 명문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전기차 라인 전환 시 부품 수 감소에 따른 인력 효율화가 필수적임에도, 노조가 기존의 작업 시간 유지를 고수하며 사측과 대립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해외의 경우 인센티브를 올리더라도 성과가 안좋으면 해고를 할 수 있어서 인력이나 경영 운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국내의 거의 정년 보장인 가운데, 이번처럼 성과급을 올리게 되면 고스란히 그대로 인건비에 100% 반영되는 시스템인데요. 이 부분이 해외와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됩니다.

거기다가 영업이익을 성과금으로 주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영업이익은 ‘영업 단계에서의 이익’으로, 기업이 내야 하는 금융비용이나 법인세 등이 빠져나가지 않은 상태의 이익인데요. 

더구나 반도체의 특성상 설비투자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금융비용이나 공장 유지·투자, 연구개발비 등이 많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현재의 삼전 노조의 주장처럼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하면 성과급이 직원별 기여도가 아닌 산업 업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만의 TSMC·미디어텍, 미국의 GM 등 글로벌 제조기업은 ‘세전이익(법인세 차감 전 이익)’을 기준으로 직원별 인사평가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는 구조를 가지는데요. 이렇게 하면 재원은 세전이익의 1~3% 정도라는 게 업계 설명입니다.

또 하나는 해외의 경우 일정 기간 이후 팔 수 있는 조건부 주식으로 주기 때문에 사실 직접적인 투자비에 리스크가 없습니다. 하지만 국내처럼 바로 현금으로 주게 된다면 투자에 부담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차이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일단 삼성에 입사만 하게 되면 내가 일을 하나도 하지 않아도 7억이라는 성과급을 받게 되는 구조가 된다는 것이죠. 이 부분이 경영층에서 우려하는 부분입니다. 

인센티브를 안주라는게 아니라 즉 기업이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방식의 성과급을 줄 수 있도록 노사가 합의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728x90

해당 블로그에서 발행되는 콘텐츠 중 일부 글에는 제휴 및 홍보 관련 링크가 포함될 수 있으며,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