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오늘 들은 회사의 비전이 너무 안타까워서 찾아본 다른 회사의 CEO의 강연 내용을 정리해봅니다.

확실히 업의 전문가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의 인사이트는 참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호요버스
전 세계를 강타한 게임 '원신', '붕괴' 시리즈를 만든 호요버스(HoYoverse)의 류웨이 대표. 그는 성공한 사업가이기 이전에 자신을 '기술 오타쿠(Tech Otakus)'라고 칭합니다.

호요비스에서 가장 유명한 게임인 원신은 오픈월드(높은 자유도를 기반으로 플레이의 제약이 거의 없는 게임) 어드벤처 게임으로, 2021년 전 세계 모바일 게임 매출 3위를 기록한 게임입니다. 원신은 작년에 전세계 매출 50억 달러(한화 6조 7천억원)을 역대 최단 기간인 40개월만에 달성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유명한 클래시오브 클랜, 캔디크러시 사가, 포켓몬 고, 리니지m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입니다.

거기다가 한 가지 주목할 것이 있다면, 바로 원신이 서브컬처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서브컬처 게임은 애니메이션 풍의 그래픽 및 캐릭터를 기반으로 수집, 육성, 스토리 등의 게임이 접목된 장르로, 그동안 게임 시장에서 비주류로 취급받았던 게임인데요. 강렬한 액션과 전략을 위주로한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 와우, 롤 등의 게임이 주류인 시장에서 서브컬처 게임의 한계를 깨트린 것이죠.
그리고 호요비스의 CEO인 류웨이가 모교인 상하이 교통대 강연에서 후배들에게 전한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는 메시지가 많은 인사이트를 주는데요.

87년생의 중국인 기업인입니다. 상하이교통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석사까지 전공했고, 조지아 공과대학에서 컴퓨터 전공을 했다고 합니다.

류웨이 대학강연
류웨이의 대학강연은 정말 덕업일치의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주요 코멘트를 정리해보았습니다.
1. "우리는 그저 '모에(Moe)'한 미소녀 게임을 만들고 싶었을 뿐"
2011년 창업 당시, 류웨이와 친구들은 투자자들에게 문전박대를 당했습니다. 당시 중국 게임 시장은 무협이나 삼국지 테마가 주류였고, '미소녀', '오타쿠 문화'는 비주류 중의 비주류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KOEI의 삼국지, 진삼국무쌍 등의 게임이 주류인 시대였습니다.

"투자자들은 우리에게 '대기업(텐센트 등)이 이걸 베끼면 너희는 끝장 아니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대답했습니다. '그들은 우리만큼 이 문화를 사랑하지 않아요. 우리만큼 미소녀를 이해하지 못하니까요.'"
그들은 시장의 트렌드를 쫓는 대신, 자신들이 진정으로 사랑하고 잘 아는 분야를 파고들었습니다. 이것이 호요버스의 슬로건인 "기술 오타쿠가 세상을 구한다(Tech Otakus Save the World)"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본인의 이끌어 가는 회사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개개인의 창의성이 우선되는 회사인 것이죠. 그는 "윗선에서 권위적으로 일선에 하나하나 간섭하고 그런 시대가 아닙니다."라고 말합니다.
경영자로서 큰 방향에 대한 판단은 하지만 결국 창작 그 자체는 존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게임은 기술과 예술의 결합이기 때문에 창조성이라는 게 매우 중요하거든요.
이런 업에 대한 이해가 원신이라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합니다. CEO가 업에 대한 이해가 워낙 높기 때문에 좋은 방향을 제시할 수 있고, 또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것이죠.
2.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이 '능력'이다
류웨이는 후배들에게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많은 명문대생들이 고연봉, 안정적인 직장, 사회적 평판을 쫓아 컨설팅 펌이나 투자 은행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류웨이는 그것이 자신이 진정 원하는 길이 아니라면, 그 경쟁은 결국 '고통'이 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 남들이 좋다는 길을 가는 것: 그 일을 진심으로 즐기는 '천재'들을 이길 수 없습니다. 억지로 하는 노력은 열정을 이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 내가 원하는 길을 가는 것: 힘든 순간이 와도 '사랑'으로 버틸 수 있습니다. 호요버스가 창업 초기 라면만 먹으며 버틸 수 있었던 건, 게임 개발 자체가 그들에겐 즐거움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는 창업 동료였던 차이하오위가 최근 호요버스에서 퇴사하여 Anuttacon라는 회사를 차리고 AI 게임을 만드는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도 느낄 수 있는데요. AI 기업은 현재의 구조로는 할 수 없어서 나가서 창업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한국의 많은 대기업이 대기업이라는 틀을 가지면서 AI 기업이 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건 사실 불가능한 미션입니다.
우리가 내린 첫 번째 결론은, 현재의 환경(대기업)에서는 AI와 같은 혁신적인 일을 해내는 게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머스크도 회사를 따로 만든 것이고, 그 혁신적인 애플마저도 AI 시대에서는 헤메고 있습니다. 구글 역시 엄청 헤메다가 최근에서야 Gemini 3.0을 통해서 어느정도 궤도에 올라온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직접 한다는 것은 거의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하는데, 대기업은 모든 것을 용역을 맡겨 버립니다. 그러다 보니 AI 산업을 할 수 없는 것이죠. 직접 개발을 해야하는데 대기업은 하청을 어떻게 줄까만 생각하니, 일이 될 수가 없습니다.
본인이 이 분야에 대한 거의 모든 걸 이해해야 한다는 겁니다.
알고리즘을 직접 짜진 못해도, 그 알고리즘이 해결하려는 문제가 뭔지는 이해해야 하고, 일반인들에게 그 기술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매일 논문을 읽고, 업계 최전선에 있는 현직자들과 토론하고, 직접 코드를 짤 수도 있어야 하죠.
차이하오위 같은 대기업 경영자가 이걸 직접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독립하는 것 뿐이었어요.
DeepSeek(딥시크)를 보세요.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그들이 어떻게 그런 성과를 낼 수 있었을까요?
바로 혁신적인 조직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140여 명의 소규모 회사입니다.
인재 밀도가 극도로 높고, 자원이 풍부하며, 토론이 자유롭습니다.
성과지표같은 것도 안 따지고, 각자의 강한 흥미를 바탕으로 탐구하게 합니다.

3. "인생을 낭비하지 마세요"의 진짜 의미
그가 말한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는 말은 쉴 새 없이 일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느라 시간을 버리지 말라는 뜻입니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할 때 가슴이 뛰는지 치열하게 고민하십시오. 그리고 그 길을 선택했다면, 비록 그 길이 좁고 험할지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나아가세요. 세상은 넓고, 당신이 사랑하는 것을 함께 사랑해 줄 사람은 반드시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가 언급한 ChatGPT에 대한 언급도 상당한 인사이트를 주는데요. 표현이 참 좋네요. 공대 남학생이라니 ㅋㅋ
챗GPT나 딥시크와 대화해 보면 아주 "정확"하고, 매우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로봇 같습니다.
비유하자면, 아주 똑똑한 공대 남학생과 대화하는 것 같아요.
사실관계나 수학 문제를 물어 볼 때는 상관없지만, LLM에게 삶의 고민에 대해서 물어보면 제대로 된 답을 못 줍니다.
왜냐하면 우리 인간의 삶에서 50% 이상의 고민은 "정확성"과 상관없는 문제거든요.
여자친구가 화났을 때, 화를 풀어주기 위해 논리가 필요하진 않거든요?
여자친구는 그냥 화가 난 거고, 위로가 필요한 거고, 맛있는 거 사주면 되는 겁니다.
그건 "감정적인 요구이자 호소"입니다. 오늘날의 LLM은 이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 합니다.
그리고 그는 책을 읽는 즉 인문학에 대한 이해가 개발자에게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여러분이 고민하고 걱정하는 문제들은, 이미 위대한 선인들이 아주 깊이 있게 토론해 둔 것들입니다.
사실 주변 사람들과 그 문제에 대해서 나누는 대화는 그 위대한 사람들이 고민한 깊이를 절대 따라갈 수 없어요.
그래서 저는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작년에는 거의 두 달에 한 권씩 읽었어요. 많이 읽었죠.
예전에는 실용적인 책만 읽었습니다. 경영하는 법, 구체적인 업무 하는 법 같은 거요.
하지만 작년에는 전에는 '무용(無用)하다' 고 생각했던 책들을 많이 읽었습니다.
《싯다르타》 같은 그런 쓸모없어 보이는 책들이요.
그런 무용한 책들을 많이 읽고 나니, 제 인생의 많은 혼란들을 위대한 철학자들과 선인들이 이미 고민해 봤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가장 중요한 게 뭐냐고요? 여러분의 모든 방황과 혼란에 대해, 책은 부분적인 해답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혼란스러울 때는, 어떤 책이 내 고민에 가장 잘 답해줄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합니다.
저는 그게 여러분의 불안을 해소해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체 원본 글을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은데요.
원본글은 아래 링크에서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https://pgr21.com/humor/522099?page=2
[텍스트]
게임게시판에 중복되는 글이 있습니다만(https://www.pgr21.com/free2/82029)좀 더 추가하고 정리한 내용들이 있어서 유게에 재업(?)해봅니다 - 올해 5월 호요버스의 대표인 류웨이가 자신의 모교인 상해
pgr21.com
많은 인사이트가 있으니 한번쯤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Life >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국가공인 민간 자격증이란? (0) | 2025.12.24 |
|---|---|
| AI로 신입사원을 대체할 수 있을까? (1) | 2025.12.17 |
| 이어령 교수의 못배운 사람들의 특징 (0) | 2025.12.13 |
| 유럽 테크 기업의 위기 (1) | 2025.12.11 |
| 미국 프리우스 타이어 교체 관련 정리 (0) | 2025.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