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 한강
한강 작가가 한국 최초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는데요. 저의 경우 찾아보니 옛날에 부커상 받을 때 소년이 온다를 구매했더라구요.
2024.10.11 - [News] - 한강 작가 한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그래서 광주 갈일이 있어서 다시한번 읽어봤습니다.
518 민주화 운동과 소년이 온다
알려진 것처럼 이 책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받는데 큰 역을 했다고 하는데요. 스웨덴 한림원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소설가 한강(53)을 선정하면서 그의 문장의 힘에 주목했다고 밝혔습니다.
바로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의 피해자의 시선으로 써내려갔습니다.
518민주화 운동은 대한민국 최고의 특수부대 3개 여단 포함 2만명의 정규군이 무고한 비무장 시민을 상대로 헬기와 탱크, 총검으로 전쟁을 벌였다가 최초의 시민 무장항쟁을 불러일으킨 사건입니다.
1980년의 비극 이후 광주 시민들과 민주화운동 진영에서는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과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엄혹한 전두환 신군부와 그 뒤를 이은 반민주세력의 집권하에서도 끝없는 투쟁을 이어갔는데요.
2011년 유네스코는 5·18민주화운동이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의 민주화운동에 영감을 주는 모범이라며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여 5·18은 이제 영국의 마그나 카르타, 프랑스의 인권선언 등과 같이 인류 역사의 기념비적인 유산이 되었습니다.
이번 소년이온다 책을 통해서 전세계에서 이 518에 대한 관심이 더 확대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 사건에 대한 처벌은 아직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요. 43년 전부터 보안사와 편의대는 시민들 속에 잠입해 북한군의 개입설을 조작해 퍼뜨렸고 폭동이라 선전했습니다. 그 사이 광주의 참사를 일으킨 독재자인 신군부의 우두머리 전두환과 노태우는 사죄와 진실규명도 피한 채 세상을 떠났고, 그 들의 후손은 떵떵거리며 살고 있습니다.
소년이 온다 후기
광주에 내려가는 KTX 안에서 8년만에 다시 소년이 온다를 읽어보았습니다.
경성크리처가 드라마에서는 일제시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생체실험을 자행한 일본 731부대에 대한 이야기를 전세계에 알린 것처럼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이 쓴 이 소년이 온다라는 책을 통해서 518 민주화운동이 널리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518민주화 운동은 당시 정권을 가지고 있던 독재자들이 지속적으로 북한군 개입설 등을 퍼트려서 일반 대중에게 잘 못 알려진 경우가 많습니다.
최고의 특수부대가 민간인들을 상대로 총으로 학살하는 것이 이 시대에 맞는지, 예전 작가의 인터뷰에서도 작가는 고통스러웠다고 하는데요. 이 책을 다시 읽어보아도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가장 많이 느꼈던 감정은 '고통'인 것 같아요. 압도적인 고통. 이 소설을 쓰는 동안에는 거의 매일 울었어요.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5313630
이 책에서 1장에서는 같이 민주화운동을 하던 친구 정대를 찾는 중학생 동호가, 2장에서는 동호가 그토록 찾아 헤메던 정대가, 3장에서는 동호와 함께 병원에 간 출판사 직원으로 일하던 은숙이가, 4장에서는 동호와 함께 끝까지 병원에 남은 진수와 함께 고문받던 대학생이, 5장에서는 동호와 함께 병원에 남아있었던 선주가, 6장에서는 동호를 잃은 동호의 어머니가 각각 주인공 시점으로 하여 518민주화 운동 당시의 이야기를 천천히 서술해 나가고 있습니다.
김길자씨는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실제 주인공인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입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문재학은 항쟁의 중심지였던 옛 전남도청에서 5월27일 새벽 계엄군의 진압작전으로 사망했습니다. 그는 5·18 당시 전남도청에서 사상자들을 돌보고 유족들을 안내하고 있었는데요.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 전남도청복원추진단이 공개한 사진에는 1980년 5월27일 오전 7시50분쯤 옛 전남도청 경찰국 2층 복도에 흥건히 피를 흘리며 쓰러진 교련복을 입은 소년 두 명이 있었습니다.. 같은 고등학교 친구였던 문재학과 안종필입니다. 소설가 한강은 2014년 문재학의 이야기를 <소년이 온다>라는 소설로 그려냈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 동호가 문재학 열사입니다.
책에 나온 문구 중 정말 슬픈 문구는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다는 문구였는데요. 실제로 저도 광주에서 초중고를 나왔기 때문에 주위에서 518 피해자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그들의 얼굴을 보고 싶다, 잠든 그들의 눈꺼풀 위로 어른거리고 싶다, 꿈속으로 불쑥 들어가고 싶다, 그 이마, 그 눈꺼풀들을 밤새 건너다니며 어른거리고 싶다. 그들이 악몽 속에서 피 흐르는 내 눈을 볼 때까지. 내 목소리를 들을 때까지. 왜 나를 쐈지, 왜 나를 죽였지.”
그리고 그들의 자살율이 11%에 달한다고 합니다. 책에서 나온 것처럼 모진 고문 휴유증도 있고, 옆에서 사람이 죽어나가는 충격은 이루 말할수 없는 것이죠.
우리는 일제시대의 친일파 청산부터 시작해서 518 민주화운동까지, 사실 과거를 아직 청산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문화의 힘이 커지면서 이제는 드라마와 책을 통해서 진실을 알릴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경성크리처가 일제의 만행을 그리고 소년이 온다를 통해서 신군부의 만행을 전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됬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책을 다 읽어보아도 너무 가슴이 막막하네요. 아직 한강의 책을 읽어보시지 않았다면 꼭 소년이 온다부터 읽어보시길